[27장] 무엇을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2022. 3. 7. 14:57책/하루10분 인문학

서양 문화와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기독교의 십계명엔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 있다.

 - 네 부모를 공경하라

 - 사람을 죽이지 말라

 - 간음하지 말라

 - 도둑질하지 말라

 -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

 - 이웃의 재물을 탐내지 말라

 

너무나도 당연해보이지만 사실 상황에 따라선 명료한 얘기가 아닐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고통에 몸부림치는 환자의 안락사를 돕는 행동이 '살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건 '살인'일까? 이러한 상황들은 결국 '선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물음과 연결된다.

 

ㅇ철학적 의미의 선

철학적 의미의 선은 '좋음'을 뜻했는데,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을 말했다. 그래서 고대 ~ 근대 초기까지의 철학자들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원리, 즉 선의 본질을 찾고자 했다.

 

또한, 고대 윤리학은 선을 통해 행복한 삶을 넘어 이상적인 삶의 방도와 이상적인 인간의 길을 추구했다. 이때 법이나 도덕법칙은 선이 가리키는 이상적인 삶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 이상적인 인간이 되기 위한 규칙을 의미하게 되었다.

 

ㅇ칸트

그러나 칸트는 선과 법의 위치를 완전히 뒤바꿔버렸다. 법을 사회 구성원이 합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편적 규칙으러 상정하고, 규칙에 부합하는 행동을 '선하다', '좋다' 고 일컬었으며, 이에 어긋나는 행동을 '악하다, '나쁘다', '죄' 라고 이야기했다. 즉, 선을 위한 법이 아닌 법에 의해 판단되는 선과 악을 말한 것이다.

 

칸트의 이러한 배경엔 당시 시대적 상황이 결부되어있는데, 칸트의 시대(근대)는 도시를 주요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도시는 출신, 환경, 종교가 다른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였으며 거기서 이상적인 인간, 최선의 삶에 대한 합의란 결코 쉬운 얘기가 아니었다. 다만 이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길은 최소한의 규칙을 정하고 이를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길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이 법 중심의 윤리학이란 결과를 빚어냈다고 할 수 있다.

 

ㅇ칸트의 정언명법

칸트는 도덕법칙은 언제나 보편성과 필연성을 지녀야 한다고 봤는데, 이러한 도덕법칙을 정연명법이라 명명했다. 이는 행위의 결과에 구애됨 없이 행위 자체가 선이기 때문에 무조건 수행이 요구되는 도덕적 명령을 뜻한다. 즉, 도덕적 판단의 원리가 곧 정언명법인 것이다.

 

여기서 이어지는 것이 '의무'에 관한 내용인데, 도덕적 판단의 원리가 요구하는 행위가 '의무'에 해당한다. 즉, 의무란 도덕적 판단의 마지막 귀결로서 도덕적 행위를 뜻한다. 여기서 도덕법칙에 대한 존경이라는 주관적 조건이 더해지면 진정으로 '도덕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다고 보았다. 즉, 도덕 법칙에 준하는 행동 자체는 '합법적 행위' 지만 여기에 존경과 존중이 더해지면 진정으로 '도덕적 행위'라고 본 것이다.

 

ㅇ비인간적인 행위란 무엇일까?

칸트의 관점으로 보면, 합법적인 행위에 선한 의도를 지니고 있다면 인간적인 행위가 되며, 합법성이나 선한 의도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에 동의하는지는 여러분의 몫이지만.

 

[나에게 묻기]

Q. 실패 가능성이 1%도 없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A.